2021 🎬

File	date	rating	comment
Don’t Look Up	21.12.29	3.5	이 영화를 칭찬하는 글들이 보기 싫다. 어차피 항상 현실은 이런 종류의 영화를 뛰어넘는데 그걸 새삼스럽게 누가 모른다고, 그냥 웃고 마세요.
Encanto	21.12.27	3	이제는 문화와 캐릭터 조형의 다양성을 위해 애쓰는 디즈니가 점차 익숙해져서, 마치 보릿고개 얘기 하는 노인처럼 쳐다보게 되는 것이다.
Spider-Man-Far From Home	21.12.26	3	할 말 없음.
The Power of the Dog	21.12.23	4	사람은 모두 보이지 않는 것들을 가지고 있다. 보이지 않으면 없는 것과 다를 바 없다지만. 이 영화가 마지막 순간에 그 보이지 않던 것을 꺼내어 보여주며 이것이 누구의 이야기였는지 그려 주는 방식은 탁월하다.
Burn After Reading	21.12.17	4	역시 최고의 농담따먹기는 허무에서 나온다.
Dune	21.12.04	4	네가 사랑한 그 오래된 사막. 이거지.
Passing	21.12.03	3.5	절정 직전에 클레어를 보는 표정이 분노도 경멸도 아닌 연민이었다는 점에서 테사 톰슨이 정말 잘했다.
Maleficent-Mistress of Evil	21.11.18	2	전편의 장점을 잃어버린 건 물론이고 그게 뭐였는지도 기억 못하는 속편.
Night Teeth	21.11.07	2.5	킬링 타임 괄호치고 진짜 시간이 죽은 것 같은..
Silver Linings Playbook	21.11.02	3.5	이 영화를 처음 봤을 때와는 달리 더 이상 나는 환자가 환자를 구할 수 있다고 믿지 않는다.
Feels Good Man	21.10.30	4	그거 그냥 인터넷 밈이잖아 하고 현실로 돌아올 수 있었던 시대가 언제 끝났더라.
Vivarium	21.10.29	3	소름 끼치게 하는 이미지는 잘 뽑았지만 그 이미지 속 알맹이인 생산과 양육과 소멸의 무한 굴레란 것은, 글쎄 그게 새삼스럽게 소름이 끼치나?
Kajillionaire	21.10.24	4	이렇게나 이상한, 사랑스러운 구원.
Attack of the Hollywood Cliches!	21.10.14	3	"브라를 안 벗은 섹스 씬과 하이힐 신은 액션 씬, 저는 안 할 거예요. 안 한다고요."(두번 말함) = 플로렌스 퓨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
Monty Python and the Holy Grail	21.10.11	4	50년을 가는 안티플롯의 교과서와 영화사 상 최고의 토끼, 딱 이 2가지로만 영업하겠다.
Aladdin	21.10.07	3	이 흥행작을 왜 이제야 봤냐고 한다면 그냥 꼭 볼 이유가 없었기 때문인데 보고 나니 역시 내가 뭐 큰 걸 놓치진 않았었네.
Gunpowder Milkshake	21.09.24	3	배우들에게 묻어가는 면이 크다. 레나 헤디는 <오만과 편견과 좀비>에 이어 연하의 여성과 케미가 좋음.
Shiva Baby	21.09.19	3	나이가 아닌 사회적으로 어른이 되어야 하는 때의 인간은 가만히 둬도 패닉하기 마련인데 대한민국 추석만큼이나 빡빡한 유대교 장례식에 던져놓으니 무슨 미드소마 음악 같은 비지엠이 나온다.
百万円と苦虫女-One Million Yen Girl	21.09.19	4	감성적인 청춘 로드 무비 어쩌구의 탈을 쓰고 스즈코는 그 모든 클리셰들을 가벼운 걸음으로 비껴서 자기 갈 길을 간다. 올 리가 없지~! 하고 돌아설 때 사랑에 빠지고 말지.
The Green Knight	21.09.11	4	"어리석은 남자들이 그렇게 죽는 거예요." 그리고 우리는 그걸 기사도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Take This Waltz	21.09.10	4	노래도 놀이기구도 멈추고 불이 켜지는 순간의 표정. 이것은 사랑 이야기다,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Shang-Chi and the Legend of the Ten Rings	21.09.04	3	이번 마블 영화 설정이 양팔에 끼는 링이란 걸 알고 좀 웃기다고 생각했죠 그게 양조위가 매번 셔츠를 롤업해서 입고 나온다는 뜻이란 걸 깨닫기 전까진.
Where'd You Go, Bernadette	21.09.03	3	방향을 잃고 부유하다가 사회의, 까지는 아니더라도 나 자신에게 위협이 되기 직전이라면 (그리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극으로 도망칠 돈은 없다면) 이 영화가 도움이 될 것이다.
دخت; Daughter	21.08.31	4	이 여자가 너무 절박해서, 영화 시작 5분만에 왜 절박한지 알겠어서, 그가 딸에게 주려던 미래가 무사히 주어지기를 나도 원하게 돼서, 이야기 밖 현실에도 수천만 명이 있을 걸 알아서, 끝까지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스릴러.
Two Distant Strangers	21.08.27	3	수많은 그들은 결코 정의의 이름이 아니었던 경찰과 마주쳤을 때 뭘 하고 있었을까.
킹덤-아신전	21.08.12	3.5	이 세계관의 조선은 소수민족을 짓밟다가 짓밟힌 여자의 손에 망한 거였다.
The Devil Wears Prada	21.08.06	3	If she was a man, then she'd be the man.
Disobedience	21.08.03	3	이런 주제의 이야기를 하면서 남편의 연설을 클라이맥스로 결정한 심보를 나는 평생 이해할 수 없을 듯.
결백	21.08.01	3	신혜선의 원톱 주연으로서의 넘치는 가능성을 입증하는 정도의 의의.
Dawn of the Dead	21.07.30	4	아미 오브 더 데드 보고 짜증나서 오랜만에 봤다. 솔직히 잭 스나이더도 이 순서대로 다시 본 다음 벽 보고 반성해야 된다.
A Quiet Place Part II	21.07.24	2.5	전편만큼의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새로운 캐릭터는 전편에서 죽은 캐릭터의 대체품에 지나지 않는데 왜? 굳이?
Fantastic Mr. Fox	21.07.20	3	이 사과는 가짜지만 별이 잔뜩 그려져 있어 예쁘거든.
Murder Mystery	21.07.18	3.5	나쁘지 않은 코미디고 범인이 뻔하다거나 내용이 얄팍하다고 욕하는 평은 아예 핀트가 맞지 않는다. 뭘 기대하고 보느냐의 차이겠지만, 일단 캐스팅을 보셨을 거 아니에요.
Awake	21.07.14	2	또다른 넷플릭스 망작. 등장인물들은 잠을 못 자지만 관객은 언제든 졸리면 앱을 종료하고 자러 갈 수 있다(그게 바로 내가 이 한 시간 반짜리를 보는 데 사흘이나 걸린 이유다).
Black Widow	21.07.10	4	데미갓과 달리 ‘전투 후에 진통제를 먹어야만 하는’ 나타샤 로마노프가 왜 히어로인지를 보여준다. 보내주는 길, 아무래도 그새끼가 죽었어야 됐는데 하고 생각하며.
Coherence	21.07.06	3	한정된 배경과 예산에서 뽑아낼 수 있는 최대치의 스릴이었다. 아마 어떤 평행우주에서는 이런 테러 수준의 제목 번역과 포스터 없이 그 스릴을 온전히 즐길 수 있었겠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The One I Love	21.07.03	3.5	단순한 설정으로 깊은 질문들을 끌고 나오는 것은 좋은 SF의 조건 중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이 영화가 바로 그 예시이다.
Cruella	21.06.25	3.5	이 갈라쇼의 부제는 디즈니의 어제와 오늘.
사라진 시간	21.06.25	3.5	아이의 사물함 속에 들어 있는 겨우 붙여낸 사진 같은 삶. 참 좋다는 보이스오버 아래 영화는 그냥 영화였을까.
One Hundred and One Dalmatians	21.06.23	3	크루엘라 보려고 봤음.
Wish Dragon	21.06.18	2.5	이건 그냥 중국이 만든 알라딘인데요.
Beetlejuice	21.06.13	3.5	팀 버튼의 그때 그 시절.
Fifty Shades of Grey	21.06.06	1.5	벌칙 영화로 시작했는데 생각보다 매 장면이 웃기고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알찬 웃음 보장한다.
Murder on the Orient Express	21.06.06	3	이 영화를 평범하게 만드는 것이 이미 널리 알려져 비밀이 아닌 미스테리인지, 원작과 현 시대 간 80년이 넘는 간극인지, (포와르의 강박과 모순되게도) 추리와 인간적인 마음 사이에서 균형을 잡지 못하는 톤인지.
Columbus	21.06.01	3.5	‘영혼이 있는 모더니즘’.
Fargo	21.05.29	3.5	맥도먼드가 그 단단하고 둔감한 표정으로 잘 설계된 대칭을 완성할 때, 다른 배우를 생각할 수가 없지.
Army of the Dead	21.05.23	2	좀비 하이스트는 재미없을 수 없는 설정이라고 생각했는데. 무엇보다 모든 전개와 5초 뒤 대사가 눈앞의 책처럼 펼쳐지는데 런닝타임이 150분을 넘기는 건 고문 아니냐고요.
애비규환	21.05.19	4	망해도 돼, 좋을 수도 있으니까 하는 거야.
Nomadland	21.05.18	4	언젠가 길에서 다시 만나자.
Ma Rainey's Black Bottom	21.05.15	3	연극 대비 영화로서의 장점이 뭐냐고 물으면 답은 못하겠지만 그래도 채드윅 보스먼의 강렬한 백조의 노래로 남을 것이다.
My Octopus Teacher	21.05.13	3.5	귀엽고 똑똑한 문어를 보기 위해 중년의 위기를 겪는 백인 남성이 자연에 심취해 삶의 의미를 찾는 서사를 같이 봐야 하다니, 역시 인생은 좋은 것만 주지는 않는가 보다.
スパイの妻; Wife of a Spy	21.05.08	3	전쟁은 여자의 얼굴을 하고 있었나.
Roxanne Roxanne	21.05.04	2.5	본 것 중 가장 충격적인 점프컷.
내가 죽던 날	21.04.30	4	니가 너를 구해야지 라고 말해 준 당신이 사실 나를 구했음을.
Coded Bias	21.04.26	3.5	To power and bringing ethics on board.
Love and Monsters	21.04.25	3	개는 훌륭하다.
Promising Young Woman	21.04.24	3.5	다들 전도유망한 청년의 앞길을 살피느라 바빴고 죽어가는 여자들을 보지 않았지. 바그너와 브리트니 스피어스가 나오는 장면이 놀라웠다.
Thunder Force	21.04.10	2.5	아무리 새로운 걸 하려고 해도 장르 자체가 낡아서 손 쓸 수 없는.
Under the Silver Lake	21.04.07	4	“제대로된 인생의 나쁜 버전”으로 살아가는 세대, 메시지의 메시지만 남은 세계.
Soul	21.04.03	3	길을 걸을 땐 바닥을 조심하자. 그 외의 교훈은 재미가 없었으므로 아마 곧 까먹을 것이다.
I Care A Lot	21.03.31	3.5	효과적인 결말이 아니었다고 생각하는데, 두 주연 배우가 등장하는 모든 장면이 재미있었고 사실 어떤 영화를 좋아하기 위해 굳이 결론에 동의를 할 필요는 없긴 함.
Raya and the Last Dragon	21.03.27	4	신기할 정도로 배우들이 눈앞에 보이는 애니메이션.. 시수의 인간 조형은 그냥 배우 본인이고, 나도 모르게 로즈 티코를 떠올리면서 라야가 신뢰의 가치를 다시 믿게 될 것을 알았다.
Farewell	21.03.24	3.5	서 있는 할머니를 뒤에 두고 멀어지는 차 안의 내 시선을 찍어 버리면 어떡해.
Minari	21.03.20	3	자전적인 플롯임을 생각하면 캐릭터들에게 이 정도의 거리와 균형을 유지했다는 것이 놀랍다.
What Men Want	21.03.15	2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인 두 사람이 같은 걸 원한다는 결론을 내리는 것은 매우 순진하고, 가끔 어떤 순진함은 잘못이다.
Bridesmaids	21.03.10	4	한없이 침체되는 날이라면, 온갖 미친 짓을 하는 애니와 내가 삶이야 때려봐! 하는 메건을 보는 것이 10년째 여전히 유효한 처방전.
Moxie	21.03.05	3	어떤 여자애가 페미니즘이랑 연애하는 이야기. 처음 빠지고 잠깐 헤어졌다가 재회하는 로맨스 서사의 순서를 충실히 따르고 있다.
Greta	21.03.03	2	이자벨 위페르가 집착하는 싸이코로 나오는데 영화가 이렇게 심심할 수가 있나.
Booksmart	21.02.24	4	성공적 데뷔작, 훌륭한 플레이리스트.
Pride and Prejudice and Zombies	21.02.21	4	난 어떤 버전의 오만과 편견도 재미있게 본 적 없는데 (근본적 이유는 누구의 다아시도 사랑하지 않아서) 좀비가 들어가니까 진짜 재밌음. 역시 좀비가 모든 것의 해답이다. 모든 고전 명작에 좀비를 넣어야 한다.
죽지 않는 인간들의 밤	21.02.20	3.5	처음부터 시작된 이게 뭐야 대체? 는 중간, 끝까지, 끝나고 나서도 계속되는데 이상하게 곱씹으면 곱씹을수록 영화 평점은 올라감.
To All the Boys-Always and Forever	21.02.14	2.5	우리가 부러워해야 하는 것은 더이상 하이스쿨 로맨스가 아니라 대학 생활을 낯선 도시에서 시작하고, 그곳에서의 삶을 상상하면서 내 앞에 펼쳐진 수많은 가능성과 사랑에 빠지는 바로 그 순간.
Antigone	21.02.11	3	대단한 눈빛을 가진 배우를 만남.
승리호	21.02.06	3	김태호 김첨지 스토리 빼곤 괜찮지 않나. 내가 너무 이 장르에 일단 호의적인 편인가.
Thelma & Louise	21.02.04	4	이 계절엔 늘 생각나는 (첫사랑인줄)
The Hunt	21.01.31	4	요즘 넷플릭스에서 뭐봐요? 하면 난 이거. 베티 길먼의 오버하지 않는 절제된 또라이 연기는 지금까지 봐 온 수많은 동류의 연기 중에서도 단연 인상적이다.
내언니전지현과 나	21.01.28	4	어렸을 때 MMORPG를 하면서 이런 커뮤니티에 속해본 적이 없는데도 이 사람들에게 이 게임이 어떤 의미인지 알 것 같다. 다른 게 아니라 이런 게 바로 내 세대의 이야기지 라는 생각을 함.
Death To 2020	21.01.25	3	그냥 피식피식할 정도. 카렌 밈 싫은데 카렌 연기한 분 연기 진짜 잘함.
What Happened to Monday	21.01.23	2	중도하차를 잘 못하는 성격이어서 끝까지 봤는데 아니었으면 진작 접었음. 하지만 참고 끝까지 본 대가가 그놈의 모성애 타령이라니 17년 영화 맞아?
도망친 여자	21.01.17	4	그렇게 같은 얘길 계속하는데 어떻게 진심일 수가 있겠어. 똑같은 말을 계속 반복해야 되는데 어떻게 진심을 유지할 수가 있어.
I'm Thinking of Ending Things	21.01.12	3.5	다들 자신이 시간을 통과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사람은 멈춰 있고 시간이 우릴 통과해 가는 거야.
Gattaca	21.01.09	3	나온지 20년 이상 된 SF를 보는 건 항상 재밌다. 그때의 상상이 이랬구나 싶어서. 다만 이 영화가 막 그렇게 명작이고 태어난 한계를 부수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소름돋고 어쩌구 하는 사람 많던데 그건 진짜 이해 안 감.
Assassination Nation	21.01.06	2.5	감독은 자기가 굉장히 멋진 풍자를 했을 거라고 생각했을지도.
Babyteeth	21.01.04	3.5	Just another diamond day. 가장 큰 매력은 사운드트랙.
The Withces	21.01.02	2.5	어렸을 때 책에서는 마녀가 더 무서웠던 것 같은데 아마 내가 애라서 그랬겠지(아니면 퀸틴 블레이크가 너무 잘 그렸거나). 난 더이상 마녀가 노리지 않는 나이가 되어버렸다.